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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를 위한 정책 제안: 영화 심의

영화 - 행정기관에 의한 영화등급제 폐지하자

  • 현황 및 문제점

    수차례 위헌 결정과 법률 개정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대한 검열은 사라지지 않았다. 2006년 제정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은 기존 제도와 달리 사전 검열 제도를 폐지하고 등급분류를 심의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현행 등급분류 역시 영상물등급위원회라는 행정기관이 주체가 된 심의제도로서, 자의적인 기준과 통제로 비판받아 왔다.

    자의적인 제한상영가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외에 제한상영가를 또 두어 성인 대상 영화들도 ‘일반 상영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와 ‘더 은밀한 곳에서 보아야 할 영화’로 구분하는 것은 권위적인 잣대이다. 지난 2007년, 영등위는 수입 영화 <숏버스>에 대해 제한상영가 등급을 부여하였으나 법원은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이 영등위의 재량권을 일탈하고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역시 다양한 가치와 상식을 반영하지 못한 채 권위적인 심사방식을 답습해 왔다. 김조광수 감독이 2009년에 발표한 영화 <친구사이?>에 대해 영등위는 청소년이 동성애를 소화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동성애를 유해한 것으로 취급하여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매긴 것이 위법이라고 판결하였다.

    비영리 영화‧영화제에 대한 검열

    모든 영화가 영화를 상영하기 전에 의무적으로 ‘등급분류’를 받도록 한 영비법에 따라 비영리 영화제에 대한 등급분류 문제가 불거져 왔다. 등급분류의 예외 조항인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등급분류면제추천’ 제도도 의무적인 절차로 강제되면서 비영리 영화제를 검열해 왔다. 이로 인하여 등급분류를 거부한 서울인권영화제 등이 상영관을 대관하지 못하여 어려움을 겪었다.

    정책제안

    행정기구에 의한 영등위의 ‘영상물 등급분류' 제도와 영진위의 ‘영화등급분류면제추천' 제도를 폐지한다.

    영화

    Ⅰ. 문제제기

    한국영화사에서 검열제도는 수차례의 법률개정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50여 년간 지속되고 있다. 2006년 제정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은 기존 제도와 달리 사전 검열 제도를 폐지하고 등급분류를 심의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현행 등급분류 역시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라는 행정기관이 주체가 된 심의제도로서, 본래 취지였던 ‘자율’과 ‘지원’은 커녕 ‘규제’와 ‘통제’ 위주의 정책으로 실질적인 검열제도로 기능하고 있다. 등급분류의 예외 조항인 ‘영화등급분류면제추천’ 제도도 의무적인 절차로 강제되고 있어,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조차 자성의 소리가 높다. 2012년 현재, 한국의 모든 영화에서 벌어지고 있는 등급분류로 인한 영화 검열과 강제적인 등급분류제도는 과거 영화 심의제도가 갖고 있던 검열의 잔재이다. 이는 영화 창작자나 상영자, 그리고 관람하는 모든 사람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Ⅱ. 국제인권기준

    1. 국제인권규범

    세계인권선언 제19조
    모든 사람은 의견과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간섭을 받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가질 자유를 포함하며, 또한 모든 수단을 통하여, 국경을 넘거나 넘지 않거나에 관계없이,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받고 전할 자유를 포함한다.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
    1. 사람은 누구나 간섭받지 않고 의견을 지닐 권리를 가진다.
    2. 사람은 누구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에는 구두·필기·인쇄·예술 형태·본인이 선택하는 그 밖의 전당수단으로 국경과는 무관하게,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얻고 전달하는 자유가 포함된다.
    3. 제2항에 규정된 권리의 행사에는 특별한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그러므로 이 권리에 일정한 제한이 가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제한은 법률에 규정되어 있고, 또 다음을 목적으로 삼는 것이어야 한다.
    ⒜ 타인의 권리 또는 평판에 대한 존중
    ⒝ 국가의 안전·공공질서·공중건강 또는 도덕의 보호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 제15조
    1. 가입국은 누구에게나 다음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
    가. 문화적인 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나. 과학의 진보와 그 응용에서 오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권리
    다. 자기가 창조한 과학적·문화적·예술적 작품에서 생기는 유형·무형의 이익을 보호받는 데에서 오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권리.
    2. 가입국이 이 문화적 권리의 완전한 실현을 이룩하기 위하여 취하는 조치 중에는 과학과 문화의 보전·발전·보급에 필요한 조치가 포함된다.

    2. 국제기구의 한국에 대한 권고

    지난 1995년 11월 의견과 표현의 자유의 보호 신장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 아비드 후세인은, <모든 형태의 구금 또는 투옥의 대상이 되었던 모든 사람의 인권에 대한 의제>에 관하여 유엔 인권위원회(Human Rights Commission)에 제출한 한국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명하였다.

    아비드 후사인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한국보고서 (E/CN.4/1996/39/Add.1, 1995.11.21.)
    공연윤리위원회
    40. 특별보고관은 표현의 자유에 대해 사전제한을 하는 모든 체제는 국제인권법하에 무효라는 강력한 추정을 수반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러한 제한이 제도화되어 있을 경우 이러한 추정에는 더욱 무게가 실린다. 특별보고관의 의견에 따르면, 의사 표현의 자유와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얻고 전달할 권리의 보호는 현재 공연윤리위원회에서 하는 것
    처럼 정기적으로 특정한 표현을 사전 검열을 하도록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출판된 후에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면 바로 그 때 조치를 개시하는 방법을 통해서 보다 잘 행해질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공익의 보호에 대한 위원회의 성찰을 공공의 장으로 끌고 나와, 필요한 보호에 관한 공공의 지식과 존중의 수준을 상당히 고양시키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접근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부당하게 제한적인 행정조치들로부터 적절한 보호를 제공해 줄 것이다. 표현의 자유권 행사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사전 제한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특별보고관은 민주주의 사회에 필수불가결한 이 권리에 대한 사전제약을, 공개적인 법적 절차가 아닌 행정절차에 맡겨 두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자 한다.
    권고
    46. (h) 정부에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권리에 대한 행정적 간섭을 제한할 것과, 특히 이 권리에 대한 사전 제한과 관련하여 기존 행정절차를 공개적인 법적 절차로 대신할 것을 권고한다.

    Ⅲ. 인권상황평가: 실태와 문제점

    1. 영화 심의제도의 위헌성

    가. 영상물 관련 법률과 검열
    한국영화사에서 검열은 과거 일제강점기부터 식민화 정책에 따라 사상 통제의 수단으로 기능하였으며, 독재 정권하에서는 비판 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국민 감시 수단으로 기능하였다. 1962년 헌법(제5차 개정헌법)은 영화에 대한 검열을 명시적으로 허용하였고, 1962년 1월 20일 최초로 제정된 영화법은 당시 공보부 장관에 의한 영화상영 사전허가제를 채택하였다. 그러다 1996년 10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내려지면서 영화검열제도는 변화를 맞게 되었다.
    오랜 기간 지속되던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판결요지에서 공연윤리위원회는 행정기관이며, 공연윤리위원회에 의한 사전심의는 헌법이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하여 위헌이라고 판시하였다. 이 위헌결정 이후 1997년 4월 10일 개정된 영화진흥법은 심의기관인 한국공연예술진흥위원회가 부여하는 ‘상영등급부여제’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는 행정권이 심의기관의 구성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검열절차를 형성할 수 있는 점에서 한국공연예술진흥위원회가 헌법이 금지하는 검열기관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또다시 개정된 영화진흥법은 등급심사기관을 영등위로 바꾸었으나, 2001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는 영등위도 검열기관에 해당하고 ‘등급분류보류제도’도 역시 검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2000헌가9). 이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2002년 1월 26일 개정된 영화진흥법은 영화등급분류보류제도를 폐지하고, ‘제한상영 가’ 제도를 신설하였다. 이후, 2006년 제정된 「영화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은 영등위의 사전등급부여제를 유지하면서, 등급분류제도를 수정하였다. 기존에 있던 등급 종류 중 ‘18세 관람 가’를 삭제하고 ‘청소년관람불가’를 신설하여, 모두 전체 관람 가, 12세 이상 관람 가, 15세 이상 관람 가, 청소년관람불가, 제한상영 가 등 5개 등급으로 정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검열기관인 공연윤리위원회를 대신할 심의기구로 설립된 것이 지금의 영등위이다. ‘규제와 통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자율과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영등위의 역할은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의 보호’라는 두 가치가 공존할 수 있도록 심의 기준과 방식을 고안하고 수행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등위는 그동안 두 가치가 충돌하고 대립한다는 이유를 들먹이며 ‘청소년 보호’를 넘어 성인까지도 보호하고 간섭하려는 태도를 보여 그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영등위의 이러한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규제 방식은 등급분류라는 심의 과정에서 교묘한 검열로 작동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문화적 권리와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나. 등급분류의 문제점과 한계
    2010~2011년 한국영화의 결정등급에 따르면 전체관람 가 등급을 신청한 편수는 모두 68편이나 실제 전체 관람가로 등급분류된 작품은 42편(62.8%), 12세 관람 가는 20편(29.4%), 15세 관람 가는 5편(7.4%), 청소년관람불가 1편(1.5%)으로 나타났다. 12세 관람 가 등급을 신청한 편수는 52편이었으나, 실제 12세 관람 가로 등급분류된 작품은 22편(42.3%)에 불과하고 나머지 22편은 15세 관람 가(42.3%)로, 6편은 청소년 관람불가(11.5%) 등급으로 분류되었다. 15세 관람 가 등급을 신청한 편수는 모두 66편이었으나, 15세 관람 가로 분류된 작품은 40편(60.6%)이고, 24편(36.4%)은 청소년 관람불가로, 1편은 제한상영 가(1.5%)로 등급이 분류되었다. 이처럼 창작자의 희망 등급과 영등위의 등급 심의 결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영등위가 그동안 구체적인 심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모호하고 자의적인 심의 기준으로 관객의 볼 권리가 제한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객과 창작자의 불만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또한, 창작자가 심의를 의식하여 자신을 스스로 검열하게 되는 등 심대한 위축효과가 초래된다.
    지난 2007년 4월, 영화사 스폰지ENT가 수입한 영화 <숏버스>에 대해 영등위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부여하자 영화사는 이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원심은 영화 ‘숏버스’가 음란한 영화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고, 대법원 역시 <숏버스>의 제한상영 가 등급 판정은 영등위의 재량권을 일탈하고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여 대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영등위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 판결이 전향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법정 공방이 있는 동안 영화 수입사는 제한상영 가 처분 취소를 받기 위하여 영화 <숏버스>의 일부를 스스로 모자이크 처리하였다. 일종의 자기검열 효과이다.
    청소년관람불가 외에 제한상영 가를 또 두어 성인 대상 영화들도 ‘일반 상영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와 성인 중 일부가 ‘더 은밀한 곳에서 보아야 할 영화’로 구분하는 것은 애매한 잣대이다. 이는 성인이라도 ‘봐도 되는 작품’이 있고, ‘봐서는 안 되는’ 작품이 있다고 평가하고 강제하려는 영등위의 권위적인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역시 청소년 당사자나 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가치와 상식을 고려한 심의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채 권위적인 심사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김조광수 감독이 2009년에 발표한 한국 영화 <친구사이?>에 대해 영등위는 “성적 정체성이 미숙한 청소년이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으로 수용하거나 소화하기 어려워,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것을 저해한다. 또 건전한 사회윤리와 선량한 풍속, 사회통념 등에 비춰봐도 청소년이 이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2011년 4월 20일 서울고등법원은 “15세 이상 관람 가 및 청소년관람불가 기준에 관한 관련 규정을 보면, 선정성에 관한 청소년관람불가 기준은 성적 행위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이라는 것만 가지고는 충족되지 않고, 신체 노출 및 성적 행위에 대한 묘사가 성적 욕구를 자극할 정도로 구체적이고 직접적이며 노골적이어야만 충족된다”고 판시하며 영등위 처분 취소를 판결한 원심을 인용하였다. 앞서 서울행정법원도 영화사가 낸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분류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매긴 것은 재량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시하면서 이어 “15세 이상 관람 가로 분류된 다른 영화와 비교해도 선정성이나 모방 위험 등의 요소가 더 구체적이거나 직접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동성애를 유해한 것으로 취급해 관련 정보의 생산·유포를 규제하면 성적 소수자의 인격권이란 행복추구권 등을 지나치게 제한한 우려가 있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영등위가 발족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등급분류의 기준이 폭력성과 성 표현에 국한되어 있고 일부 위원들의 가치관에 경도되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와 새로운 표현 방식을 등장시키는 사회 흐름과 의식을 반영하는 심의 기준을 수립하고 바로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다. 비영리 영화·영화제에 대한 검열
    90년대 이후, 한국의 영화 문화는 다양한 상영방식으로 풍부해졌다. 시민이 영화를 만나게 되는 계기는 기존의 영화관 개봉으로부터 각종 영화제, 졸업전, 공동체상영회 등 교육 목적의 상영이나 비영리 목적의 문화 행사로 확대되었다. 영화관 역시 일반 영화관이 아닌 거리 상영관, 공공기관 상영관, 예술영화 전용관 등으로 확대되었다. 동일한 영화라 할지라도 다른 방식으로 다르게 상영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영화는 영비법에 따라 영화를 상영하기 전에 의무적으로 ‘등급분류’를 받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인권운동사랑방의 서울인권영화제 등 비영리 영화제에 대한 등급분류 문제가 불거져 왔다.
    영비법 제2조(정의) 제9호는 ‘영화업자’라 함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자”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고 하면서 각 목으로서 ‘가. 영화제작업자: 영화제작을 업으로 하는 자, 나. 영화수입업자: 영화수입을 업으로 하는 자, 다. 영화배급업자: 영화배급을 업으로 하는 자, 라. 영화상영업자: 영화상영을 업으로 하는 자’를 열거하고 있다. 이처럼 영비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영화제작, 영화수입, 영화배급, 영화상영을 업으로 하는 영화업자는 제작 또는 수입한 영화에 대하여 그 상영 전에 영등위로부터 ‘상영등급’을 분류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하는 경우 영화상영관 경영자는 “영업정지 및 영화관 등록취소”(제45조), 영화를 상영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제94조)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영진위가 추천하는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 대가를 받지 아니하고 특정한 장소에서 청소년이 포함되지 아니한 특정인에 한하여 상영하는 소형영화·단편영화, 국제적 문화교류의 목적으로 상영하는 영화 등 문화관광부 장관이 등급분류가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영화의 경우를, 그 적용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영비법 제29조 단서 및 각호, 이하 영진위의 ‘등급분류면제추천’으로 칭함). 따라서 영화업자로서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서는 영진위 면제추천의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상영등급분류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영화제작·수입·배급·상영하더라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자는 영화업자에 해당하지 않게 되어 영화 상영등급 분류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된다. 결국, 영비법에 의한 처벌대상이 되려면 영리성이 있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리성의 개념은 다소 모호한 면이 있지만,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해석하는 판례의 입장을 참고할 수 있다. 판례에 따르면,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은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피고인과 그 행위의 상대방과의 인적관계,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이나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사회상황, 관련 규정의 취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회통념이라는 말은 결국 일반인의 건전한 상식에 의해 영리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인데, 16년간 무료상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기업의 후원 없이 일반인들의 후원으로 영화제를 개최해 온 서울인권영화제가 영리의 목적이 없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인권영화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자로 영화업자에 해당하지 않게 되어 영화상영등급 분류의 적용을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진위의 등급분류면제추천을 요구받고 있다. 물론, 서울인권영화제의 상영영화에 대한 분류심사가 영비법 제29조 단서에 의한 예외규정의 적용에 해당하여 영진위의 추천으로 등급분류면제가 가능지만, 서울인권영화제는 ‘영진위라는 또 다른 공적 기관의 심사를 매개로 한 추천은 국가의 검열’이라고 판단하여 영진위의 추천을 거부하며 영화제를 개최해 왔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표현의 자유 보장과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거부의사’로 거리 상영을 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서울인권영화제에 영화관을 대관해 주던 영화관 측이, 이전에 요구하지 않았던 영진위의 등급분류면제추천을 요구하여 대관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인권영화제 외에 ‘4대강 사업’의 현장을 기록한 미디어활동가들의 영상물 상영회 <강, 원래 프로젝트>도 역시 몇 차례 상영관을 대관하지 못하여 상영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일이 이어졌다.
    영진위는 ‘등급분류면제추천’이라는 예외규정이 단지 형식적인 절차상 규정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이러한 과정에 비추어보면, 실제로는 사전 검열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영비법은 영화에 대해 ‘표현과 예술’로서 보호할 대상이라기보다는 대중성·상업성에만 더 비중을 두고 필요악으로서의 규제의 절실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등급분류제의 예외규정 역시 영화라는 표현의 본질적 속성을 거스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규제의 완충장치를 충분히 하고 있다’고 자족하는 형국이다.
    영진위 영상산업정책연구소도 등급분류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영화라는 표현매체는 모든 예술 장르 중에서도 가장 대중 지향적이며, 영상과 소리를 통하여 직접적으로 정서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특히 1980년대 후반 영화는 단순히 상업적 목적이 아닌 소외 계층, 노동 문제 등 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영화등급분류의 기준은 영화의 표현에 있어 폭력성과 저속하고 음란한 성 표현에만 국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영화상영관이 아닌 각종 영화제의 등장과 성공은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기준으로 영화를 분류시키고자 하는 현행 영화등급분류제도에 대하여 다시한번 고민하게 만든다.… 새로운 표현 방식이 등장하면 새로운 심의 기준을 정해야 하는 경우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 등급분류 대상이 확대될 경우, 전량 사전 심의를 통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자율 규제 및 사후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Ⅳ. 개선방향: 정책과제

    1. 영등위 ‘영상물 등급분류제도’와 영진위 ‘영화등급분류면제추천’을 폐지한다.

    헌법 제21조 제4호에서 보장하고 있는 검열 금지의 요건에 따르면, ‘행정권이 주체가 된 영화에 대한 사전심사절차’는 위헌적이다. 현재 영등위와 영진위는 명목상 민간기구지만 사실상 법적 구속력을 갖춘 정부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 영등위의 ‘영상물 등급분류제도’와 영진위의 ‘영화등급분류면제추천’은 강제성을 띠고 있으며, 누구나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고, 심의 내용을 어겼을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영비법 상의 행정심의 제도를 모두 폐지해야 한다. 자발적인 자율규제로 영상물에 대한 등급분류를 받지 않더라도 영화를 상영할 수 있어야 한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영상산업의 진흥을 촉진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생활 향상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영비법의 입법 목적(제1조)에 비추어 볼 때, 표현의 자유를 위한 영화 심의 제도는 ‘청소년의 미성숙성’이라는 막연한 개념을 전제로 한 규제가 아니라 ‘영화예술의 발전과 개인의 충분한 기본권 향유’라는 거시적 목표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2. 창작자는 이미지나 영상 등 시각적인 표현물의 내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영상물에 대한 규제나 통제가 아니라, 영상물에 대한 사전 정보 제공과 이용자의 권리 및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창작자는 이미지나 영상 등 시각적인 표현물에 관해서는 내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3. 표현물에 대한 이용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공공 시스템을 마련한다.

    자율규제 절차는 모두 공개되어야 하며,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자율규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자율규제가 사회 흐름을 반영하고 공공성을 갖출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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