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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를 위한 정책 제안: 언론 산업 정책

언론 산업 정책 - 낙하산 그만! 신문방송에 대한 독립적·공적 지원체계를 갖추자

  • 현황 및 문제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직속 방송통신위원회를 필두로 정부가 경영진 인사에 깊숙이 개입함으로써 민주적 공론장으로서 기능해야 할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되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를 비판한 방송내용이 불방되거나 언론인이 해직되는 등 표현의 자유의 침해 사건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신문방송을 겸영하는 종합편성채널이 개국함으로써 미디어의 독과점체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공영방송과 지역미디어를 통해 대변되던 사회적 약자와 시민의 표현의 자유는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정책제안

    정치적 영향력과 ‘낙하산’ 논란을 근절하기 위하여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한 독립적인 인사위원회와 국회 검증 등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고 시청자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의 독립성을 확보한다. 한편, 언론 다양성의 질적 보장을 위하여 방송법과 신문법 재개정을 통해 신‧방겸영을 다시 금지한다. 편집‧제작권의 독립 제도화 및 자율성 확대를 위해 현업 기자‧PD와 노동조합이 편성과 편집 과정 및 보도‧편집국장에 대한 인사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소수자 관련 할당제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도 의무화 및 실질적 반론권을 보장한다. 수신료위원회를 독립적으로 설치하여 수신료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공정하게 관리‧집행하고 KBS, EBS 뿐 아니라 MBC와 지역방송에 대해서도 배분한다. 미디어렙에 있어 종합편성채널에 직접영업을 허용한 특혜에 대해서는 조속한 재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가칭 언론균형발전기금을 조성하여 중소신문, 대안미디어 등 광고취약매체에 대한 언론사에 대해 공적 지원체계를 갖춘다.

    언론 산업 정책

    Ⅰ. 문제제기

    공영방송은 정부나 광고주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되고 공정한 정보와 양질의 프로그램을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하는 방송사이다. 또한, 공영방송은 국민의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고 확장하는 대표적인 사회적 기제이다. 국민이 직접 제작에 참여할 수도 있으며(Public Access), 국민의 위임을 받아 기자·PD 등 현업제작진들이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대신 행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공영방송은 ‘수신료’라는 형태로 국민이 재원을 부담하고 국민이 주인인 방송으로, 국가의 세금에 의해 운영되는 국영방송과는 구별된다.

    그러나 최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회의 다양성을 발현하고 민주적 공론장으로서 기능해야 할 공영방송이 현실권력의 홍보기구로, 자본논리의 전파자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훼손·왜곡 사건이 방송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더구나 최근 4개 종합편성채널의 개국으로, 지금까지의 공영방송 우위체제가 상업방송 우위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공영방송을 통해 대변되던 사회적 약자와 시민의 표현의 자유는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야말로 미디어 공공영역의 반(反)민주화이자 공공영역의 훼손이고 위축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종합편성채널 허가와 출범으로 미디어의 독과점체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디어 광고시장을 교란시켜 군소미디어와 지역미디어의 몰락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특히 여론의 독과점이 큰 문제이다. 여론 독과점은 정치·경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각종 문제나 의제들이 특정한 소수의 언론 매체에 의해 형성됨으로써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의견, 신념 등이 확산하는 현상이다. 여론이 독과점 되면 여론형성의 왜곡이 일어나고, 언론사주의 이익이 사회적 공익을 대체한다. 이와 같은 여론의 획일화는 결국 대안적 여론을 봉쇄함으로써 사회적 비용과 부담의 급증을 가져오고, 정치권력과 자본-미디어의 결합으로 사회 감시체제를 와해시키는 등의 사회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언론영역의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는 공영방송 재편과 여론 다양성 보장 문제로 수렴된다. 이를 위해서는 거대 자본에 의한 여론미디어 장악을 규제하는 것, 또한 기존 미디어 집단의 확장에 의한 언론권력화를 규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Ⅱ. 국제인권기준

    1. 국제인권규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

    1. 모든 사람은 간섭받지 아니하고 의견을 가질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구두, 서면 또는 인쇄, 예술의 형태 또는 스스로 선택하는 기타의 방법을 통하여 국경에 관계없이 모든 종류의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3. 이 조 제2항에 규정된 권리의 행사에는 특별한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따라서 그러한 권리의 행사는 일정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 제한은 법률에 의하여 규정되고 또한 다음 사항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된다.
    (a) 타인의 권리 또는 신용의 존중
    (b) 국가안보 또는 공공질서 또는 공중보건 또는 도덕의 보호

    국제인권규범 중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9조의 의견과 표현의 자유 및 그 제한과 관련하여, 유엔 자유권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는 ‘일반논평 34’를 채택하여 다음과 같은 해석을 하고 있다.

    우선, 자유로우며 검열과 방해를 받지 않는 언론 및 기타 매체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와 기타 규약상의 권리 향유를 보장하기 위해 어느 사회에서나 필수불가결하다. 이는 민주사회의 초석 중 하나이다. 자유로운 언론 및 기타 매체는 공공의 쟁점에 대해 검열이나 제지 없이 논평하고 여론을 알릴 수 있으며, 대중은 이에 상응하여 매체 생산물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13문단).
    또한, 당사국은 공영방송서비스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보장하여야 한다. 당사국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편집의 자유를 보장하여야 한다. 당사국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하여야 한다(16문단).

    정부에 대해, 또는 정부가 채택한 정치사회체제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언론매체, 출판인 또는 언론인을 처벌하는 것은 결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필수적인 제한이라고 볼 수 없다(42문단).

    당사국은 대중 매체를 규제하는 입법적, 행정적 체제가 제3항과 일관되도록 해야 한다. 규제 제도는 신문 및 방송부문과 인터넷 간의 차이를 고려하고, 동시에 다양한 매체가 어떻게 수렴하는지 그 방식에도 주의하여 마련되어야 한다. 제3항이 적용되는 한정된 상황이 아닌 경우에 신문이나 다른 인쇄매체의 발행을 불허하는 것은 제19조와 양립할 수 없다. 분리되지 않는 특정 내용을 제3항에 의거 합법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특정 출판에 대한 금지는 여기서 말하는 상황에 결코 포함될 수 없다. 당사국은 지역방송국과 상업방송국을 포함한 방송매체에 아주 힘든 허가조건이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러한 조건이나 허가수수료를 적용하는 기준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명확하고, 투명하며, 차별이 없어야 하고, 기타 규약을 준수하는 것이어야 한다. 시청각 지상파 및 위성서비스처럼 용량이 제한된 매체를 이용하는 방송에 대한 허가제도의 경우, 공영, 상업, 지역방송국 사이에 접속과 주파수를 공정하게 배분하도록 하여야 한다. 아직 다음과 같이 하지 않은 당사국에 대해서는, 방송업 신청서 검토와 허가발급 권한을 가진 독립적이고 공적인 방송허가 담당부서를 조직하도록 권고한다(39문단).
    한편 언론 다양성과 관련하여, 매체 사용자가 광범위한 정보와 사상을 얻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독립적이고 다양한 매체를 장려하도록 당사국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14문단). 당사국은, 정보원과 견해의 다양성에 해로울 수 있는 독점 상황에서 사적으로 통제되는 매체집단들이 매체를 지나치게 지배하거나 집중시키는 것을 방지하도록, 규약과 일치하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40문단).

    이와 같은 일반논평 34호와 같은 유엔의 공식문서 외에도 표현의 자유와 평등에 관한 캄덴원칙(2009년)을 참고할 만하다. 캄덴원칙은 ARTICLE 19가, 2008년 12월 1일과 2009년 2월 23~24일 런던에서 개최된 회합에서, 유엔 고위관리, 시민사회 및 국제인권법 전문가들의 집단 토론을 기반으로, 표현의 자유와 평등의 관계에 관하여 채택한 것으로서, 신문 방송과 관련된 중요한 원칙을 포함하고 있다.

    캄덴원칙은 우선 “다원주의와 평등을 위한 공공정책틀”이라는 제하의 원칙 5에서, “정부로부터 독립되고, 공적으로 책임성 있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기구들에 의해서만 매체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존중하는 틀”과 “다양한 공동체들이 매체와 정보통신기술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이용할 권리를 신장시키는 틀”을 강조하였다(5.1).

    이러한 틀의 실행을 위한 조치로서 캄덴원칙은 매체서비스수신 수단에 대한 보편적 접근, 차별 없는 신문·방송 등 설립권, 공공서비스·상업·지역 매체 사이에 방송주파수를 비롯한 자원의 공평한 배분, 사회 전체를 폭넓게 반영한 매체규제기구, 매체소유의 과도한 집중 방지, 독립적이고 투명한 절차와 객관적 기준에 의한 다양성 촉진을 위한 공적 지원(이상 5.2)과 방송허가신청에 대한 평가기준으로서 다양성, 사회적 약자 등의 공평한 접근권 보장(5.3)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캄덴원칙은 “변화하는 매체 환경에서 다원주의, 표현의 자유, 평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매체가 국가 혹은 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체제를 바꾸고, 현 공공서비스 방송망을 강화하고, 공공서비스 매체에 적절한 재원조달을 보장함으로써, 매체가 갖는 공공서비스로서의 가치가 보호되고 향상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5.4).

    한편 캄덴원칙은 대중매체의 역할(원칙 6)을 언급하면서, 대중매체가 도덕적, 사회적 책무로 취해야 할 조치로서 직원들이 사회 전체의 다양성과 대표성을 가질 것, 사회 내 모든 집단에 대해 가능한 모든 관심 사안들을 다룰 것, 공동체들을 획일적 단일체로서 묘사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 내에 있는 정보원과 목소리의 다양성을 찾을 것, 그리고 정보를 제공할 때 공인된 전문적, 윤리적 기준을 충족하는 높은 기준을 고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6.1).

    그리고 원칙 9에서는 “모든 매체는……차별에 대항하고 문화 간의 이해를 증진하는 역할을 도덕적, 사회적 책임으로서 담당하여야 한다”고 하여 매체의 책임을 강조하고(9.1), 공공서비스 방송인의 의무(9.2), 매체와 언론인에 대한 직업상 복무규정에서 평등 원칙의 반영(9.3), 매체 전문가를 양성하는 직업개발프로그램에서 평등을 증진할 필요성(9.4)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 국제기구의 한국에 대한 권고

    2011년 6월 제17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프랑크 라 뤼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은 한국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여론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몇 가지 우려와 권고를 표명하였다. 특별보고관은 우선 여러 방송사의 대표가 대통령 측근으로 교체된 점과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로 언론매체의 다양성 원칙을 위배할 소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신문방송의 교차소유금지 등을 권고하였다.

    프랑크 라 뤼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한국보고서(A/HRC/17/27/Add.2, 2011.3.21.)

    82. 또한, 2009년 7월 한나라당이 발의한 신문법 및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개정안은 출판과 방송부문에서 교차소유 허용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법에 대해 특별보고관은 대기업, 신문사 그리고 외국자본의 방송부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여 언론매체의 다양성과 다원성 원칙을 위배할 소지에 대해 우려한다.

    권고

    101.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에서 언론매체 다원주의가 실재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방송사 사장과 경영진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효과적인 임명 절차의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 정부에 신문과 방송 부문의 교차소유와 언론재벌의 형성을 금지함으로써 언론의 다양성과 다원성을 증진하고 보호할 것을 촉구한다.

    Ⅲ. 인권상황평가: 실태와 문제점

    1. 공영방송의 위기

    가. 공영방송 거버넌스 체제 붕괴로 인한 정치적 독립성 훼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2008년 8월 KBS 이병순 사장과 2009년 11월 김인규 사장 체제, 그리고 2010년 2월 MBC 김재철 사장 체제를 거치며 공영방송은 철저히 몰락했다. 이런 공영방송 추락의 증거로, (1) 무조건 대통령 띄우기, (2) 권력비판과 사회감시기능 제거, (3) 정부 발표의 일방적인 전달과 노골적인 정부·여권 홍보, (4) 정치·경제적 이슈에 대한 보도 내용의 보수화·친(親)자본화 등이 지적되고 있다. 한마디로 정권 출범 후 4년 만에 완전히 ‘정권의 나팔수’로 되돌아갔다는 의미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중심에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자리하고 있다. 방통위가 대통령 소속 정부기구로 편제되면서 구성과 운영에서 (구)방송위원회보다 더 직접적이고 더 많은 권력 근친성을 갖게 되었다. 외형상 독임제 기관이 아닌 합의제 기구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정부·여당 상임위원이 3인, 야당이 2인으로 구성됨으로써 사실상 권력의 의사가 반영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이러한 권력 친화적 구조하에 방통위는 KBS 이사의 추천(방송법 제46조), 방송문화진흥회 임원의 임명(방송문화진흥회법 제6조)과 그로 인한 MBC에 대한 영향력 행사, EBS 임원 및 이사의 임명(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9조 및 제13조)에 관한 사항을 업무로 함으로써 공영방송 규제·감독기구의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되었다. 청와대-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를 수직적으로 선임하고 공영방송 이사회가 사장을 선임하게 되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은 과거보다 훨씬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나. 공영성 상실로 인한 수신료 인상의 어려움과 잘못된 수신료 배분구조

    공영방송은 국민이 재정을 부담하고 통제하는 ‘국민을 위한 방송’이다. 따라서 공영방송은 외부의 정치적 간섭이나 상업적 이용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프로그램의 다양성, 편성권 독립, 적합한 재원조달, 그리고 책임성과 투명성은 공영방송의 기본 요건이다.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자율성, 그리고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서 텔레비전방송수신료(이하 수신료)의 안정적 확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나라 공영방송은 낮은 수신료 수입과 높은 광고 수익으로 상업방송과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 과정에서 시장논리가 점점 더 지배하게 됨으로써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잠식하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공영방송의 안정적 재원인 수신료가 30년간 동결됐고 수신료가 낮다는 점에 대한 공감대는 널리 인정되고 있지만, 문제는 ‘공영성 강화’라는 수신료 인상의 목적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어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공영방송이 ‘특보 사장’, 즉 정치적 인사에 의해 장악되면서 지나치게 권력 편향됨으로써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와해됐다. 2011년 6월 24일에는 한선교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와 KBS 국회출입기자의 도청 파문으로 수신료 논의가 국민적 공분에까지 부딪혔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KBS의 공영성 회복을 선결조건으로 한 수신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고, KBS의 명확한 진상 규명 없이 당분간 수신료 인상 논의는 진행 자체가 어렵게 되었다.

    공영방송 중에서 KBS와 EBS에만 수신료를 배분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공영방송 MBC가 수신료 배분 대상에 속하지 않음으로써 MBC의 위상과 관련해 민영화의 주요한 논리로 제기되어왔다. 하지만 방송전파의 공공재적 성격과 방송의 여론형성과정에서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지상파방송은 공영방송 우위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통제’라는 측면에서 MBC가 수신료 배분 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대주주로서 간접적으로 통제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외에 어떤 주체로부터도 통제되지 않는 구조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다. 시청자위원회 제도의 왜곡

    현행 방송법은 시청자가 방송프로그램의 기획, 편성 또는 제작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으며 방송사업자의 허가·추천·승인 시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송법 제87조는 “종합편성 또는 보도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는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시청자위원회를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방송사는 각계의 시청자를 대표할 수 있는 자 중에서 방송통신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단체의 추천을 받아 시청자위원을 위촉한다.

    지난 2000년 개정된 방송법은 시청자위원회의 위상을 크게 강화하였다. 방송법 개정에 따라 시청자위원회는 프로그램의 내용뿐 아니라 방송편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제88조). 아울러 방송법은 ‘방송사업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시청자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의무를 부여함으로써 시청자위원회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제90조). 이 밖에도 방송법은 방통위가 방송사업자에 대한 재허가 또는 재승인을 할 때에 시청자위원회의 방송프로그램 평가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으며(제17조), KBS가 수신료의 승인을 얻고자 할 때에도 시청자위원회의 의견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방송통신위원회 규칙 제17조).

    그러나 시청자위원회의 운영실태는 법률상 강화된 위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위원회가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KBS 시청자위원회는 정치적 영향력이 연쇄적으로 승계될 소지가 큰 순환적 선임구조하에서 구성된다. 대통령과 여당에 의해 다수가 선임되는 방통위와 KBS 이사회를 거쳐 KBS 사장이 추천되고 그 사장이 시청자위원을 위촉하게 된다. 이렇게 방송사업자에 의해 위촉된 시청자위원들은 기본적으로 방송사에 협조적일 수밖에 없다. 방송사업자가 제 입맛대로 시청자위원회를 구성하다 보니 투명성, 대표성 논란이 반복된다. 시청자위원회가 구성될 때마다 코드, 편향인사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2. 여론의 독과점과 언론 다양성의 위기

    가. 신방겸영 허용과 여론 독과점 심화
    1) 신방겸영의 제도적 연혁

    2009년 7월 22일 방송법 개정안이 ‘불법’적으로 날치기 되기 전까지, 방송법은 특정 개인이나 가족의 방송독점을 막기 위해 친인척이 소유할 수 있는 주식지분의 한도를 30%로 제한하고 있었다. 재벌 대기업과 일간신문과 뉴스통신은 종합편성 또는 보도전문편성 방송사업을 겸영하거나 주식지분을 소유할 수 없으며, 종합유선방송사업자 및 위성방송사업자의 주식을 전체의 3분의 1을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었다.
    지상파방송사업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 및 위성방송사업자 간의 상호겸영이나 3분의 1 이상의 주식지분 소유도 금지되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복수소유를 허용하되 시장 점유율 또는 사업자 수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매출액 기준 3분의 1, 방송권역 기준 5분의 1)를 초과할 수 없었다.

    현행 방송법(2011)하에서, 방송사업 관련 진입 및 소유·겸영 규제 현황은 다음과 같이 완화되었다. 친인척이 소유할 수 있는 주식지분의 한도가 2009년 7월 22일 이전 방송법의 30%에서 지금은 40%로 늘어났다. 특히 재벌 대기업과 일간신문과 뉴스통신은 종합편성 또는 보도전문편성 방송사업자의 주식지분을 30%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되어 겸영할 수 있어졌다. 또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 및 위성방송사업자의 주식지분율이 33%에서 49%까지 늘어났다.

    지상파방송사업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 및 위성방송사업자 간의 상호 겸영이 허용되었고, 다만 지분율은 시장점유율 또는 사업자 수를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복수소유를 허용하되 시장점유율 또는 사업자 수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매출액 기준 3분의 1, 방송권역 기준 5분의 1)를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제도 2011년 8월 30일 방통위의 방송사업자 간 소유·겸영 규제 완화 개선방안의 하나로 곧 폐지되거나 완화될 계획이다.

    2) 신·방겸영 허용의 문제점

    지난 2009년 7월 22일 방송법 개정 이전에도, 우리나라는 신문의 방송산업 진입을 전적으로 막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보도기능을 수행하는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의 진입만을 막아왔던 것이다. 신·방겸영은 기본적으로 신문과 방송이 동일한 소유주의 아래에 놓이게 되므로 논조의 방향이 유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게 되기 때문에, 여론 다양성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태생적으로 신문에서 방송이 만들어졌던 일본을 제외하고, 유럽과 미국은 신·방겸영에 관한 엄격한 규제장치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종합편성채널을 소유한 조·중·동 3개 신문의 발행 부수는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전체의 72.0%를 차지한다. 신문시장을 과점해온 보수신문이 보도기능을 갖는 종합편성채널까지 소유하면 더욱 여론의 다양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신·방겸영 규제를 완화한 미국은 여론 독과점과 함께 소수미디어로의 경제력 집중이 가속화되었다는 평가가 많고, 우리나라와 같이 지역에 대한 중앙의 우위가 공고한 나라에서 중앙의 거대신문이 전국을 단일한 방송권역으로 하는 방송까지 소유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설득력 있다.

    나. 재원과 언론 다양성 약화 문제
    1) 중앙 지상파방송사

    KBS, MBC, SBS, EBS 등 중앙 지상파방송사는 기본적으로 방송광고 판매와 자체 사업수익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KBS와 EBS는 수신료 수익이 더해진다. 다만 수신료가 2010년 기준으로 KBS에는 5,146억 원(90.5%)이 배정됐지만, EBS에는 고작 159억 원(2.8%)밖에 할당되지 않았다. KBS는 운영재원이 수신료 39.9%, 광고 46.2%, 기타 13.9%(2004년~2008년 평균)로 구성되어 있다. EBS의 공적재원은 특별교부금 15%, 방송발전기금 7.6%, 수신료 6.2% 등(2011년 10월 기준)이다. 이 때 수능방송과 영어교육방송 등 특정분야에 대한 지원금이라 할 특별교부금을 제외하면 EBS 전체 예산 중 공적재원의 비율은 매우 낮다.
    이러한 수신료 실태는 유럽 공영방송 운영재원의 수신료 비중이 64.2%(프랑스 FT)~86.0%(독일 ZDF)인 수준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외국 공영방송은 수신료가 재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광고의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수신료 구조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신료 결정과 배분을 KBS가 독점하고 있다. 지금까지 KBS의 독점 문제는 수신료 대다수를 KBS가 사용하는 점 때문에 크게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으나 앞으로 MBC와 지역MBC를 수신료 배분 대상으로 포함할 경우 제3의 기구에 의한 결정과 배분 요구가 강력하게 제기될 수 있다.

    둘째, 수신료가 지나치게 서울에 편중되고 있다. 국민의 약 25%가 사는 서울지역이 전체 광고비의 94.9%를 차지하는 기형적인 광고시장 구조하에서, 시장논리로만 방송의 지역성을 구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본사에서 배정받는 각 지역 KBS의 예산규모 또한 해당 지역에서 징수하는 수신료 액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역에 지금보다 과감한 수신료 재원을 배분함으로써 지역방송을 활성화해야 한다.

    셋째, 수신료 결정 및 배분과정에 대한 국민의 통제 장치가 없다. 수신료 결정은 그나마 국회의 승인을 얻게 되어 있어 간접적 통제가 작동하지만, 그 배분은 전적으로 KBS 측에 맡겨져 있다.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위한 장치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TV 보유 가구별로 균등하게 징수되는 수신료 재원은 국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 노동자, 농민, 여성, 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가 다액의 금원을 부담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는 프로그램의 제작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2) 지역 지상파방송

    우리나라에서 지역방송은 방송법 시행령 제25조의2에 따라 그 범위가 ‘특별시 일부와 특별시 외의 지역’ 또는 ‘특별시 외의 지역’을 방송구역으로 하는 지상파방송으로 규정되어 있다. 지역방송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변수는 지상파방송이라는 것이다. 방송통신융합 시대에 지상파방송은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이 약해지기는 했으나, 오히려 그럴수록 소수자의 권익이나 사회적 약자의 이해를 반영하고 시청자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공유해야 할 가치관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보편적 서비스
    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현행 지역 지상파방송은 수도권 중앙 지상파방송에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사실상 중앙방송사의 ‘프로그램 중계소’ 역할로 전락했다. 이는 지역주민의 여론을 정책의사결정과정에 제대로 반영해 내지 못하고 수도권 주민의 이익에 충실한 여론을 지역민에게 강요하고 정책결정구조에서 관철시킬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가기간방송인 KBS는 서울에 있는 본사(Key Station)가 지역국의 예산·재정·경영·인사·제작 등 제반 운영을 관리하는 중앙집권적 직할국 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KBS의 네트워크 기능은 서울 본사의 필요와 판단에 따라 가동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방송국의 역량이 발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역방송국 간의 관계도 폐쇄적이다.

    공적 소유구조지만 상법상 주식회사이며 방송광고를 주요재원으로 하는 MBC는 형식상 인사·경영·편성이 본사로부터 독립된 계열사 체제다. 하지만 MBC도 서울 본사와 지역 계열사 간에 합리적 거버넌스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역MBC는 대주주인 서울MBC에서 새로운 출자나 출연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사장 선임, 계열사 평가, 네트워크 계약 등에서 서울MBC에 의한 완벽한 지배와 통제를 받고 있다. 지역MBC 사장 선임이 서울MBC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 방편으로 활용되는 관행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 서울MBC 경영진이 지역 구성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사실상의 ‘강제통폐합’을 강행한 것은 지역 계열사와의 거버넌스를 포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역MBC의 독립성 확보는 MBC 공적 지위 확립의 연장선에 있다.

    한편, 지역민방은 소유 구조상으로 독립적이지만 편성 구조상 대체로 수도권의 SBS에 의존적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지역민방이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리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지역민방이 민영방송임을 고려할 때 그 속성상 이윤 추구를 최대의 경영 목표로 삼으면서 보편적 서비스 책무로부터 이탈할 개연성마저 배제하기 어렵다.

    3) 신문(중소신문, 지역신문)

    현재 한국의 신문 산업은 미국에 못지않게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신문 가구 구독률, 열독시간, 신뢰도, 광고매출액 등 주요 지표가 더 떨어질 데가 없을 정도이다. 여기에 종합편성채널이 등장하고 보도채널이 증가하면서 신문광고는 더 타격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

    문제는 미국의 경험에서 보듯 보통시민의 삶의 문제와 직결된 다양한 여론의 형성기지 역할을 담당해온 중소신문의 공백이 TV, 라디오, 인터넷 등 다른 매체들에 의해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주민과 오랜 시간 함께했던 신문들이 폐간된 경험이 있는 미국의 도시들은 공통으로 지역공동체의 여론형성에 심각한 장애를 겪고 있다.

    지난 2004년 3월 제정된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지역신문법)과 2005년 1월 ‘정기간행물 등록 등에 관한 법률’(정간법)을 대체하여 마련된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에 따라 도입된 신문지원 정책은 별도의 전담기구, 구체적인 지원사업, 기금 조성, 일정한 기준 등을 갖췄다는데서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신문법 등을 도입하면서 자유방임에서 직·간접지원을 병행하는 독립기금모델로 정책변화를 꾀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와 단체 등이 ‘국가의 신문지원은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언론개입’이라며 헌법소원과 위헌법률심판을 제기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헌법재판소는 신문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조항에 대해서는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방송과 신문의 교차소유 금지, 신문발전위원회 및 신문발전기금 설치 등에 대해서는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헌법재판소의 이 같은 결정은 “여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과 개입은 언론 자유와 배치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아울러 기금지원을 매개로 편집권을 침해당하는 등의 사례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이처럼 ‘국가의 신문지원’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논란거리가 되지 않는 게 최근의 분위기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신문지원정책은 여론 다양성 보장은 물론 신문의 산업적 진흥 측면에서 퇴행과 후퇴를 거듭해 왔다. 신문에 대한 각종 지원기구와 사업은 축소 또는 폐지의 운명을 맞이했고, 독립성과 투명성이 보장돼야 할 신문지원시스템도 외부의 정치적 입김이 강화되는 구조로 변질했다. 독립적인 신문지원 정책을 수행해온 신문발전위원회와 신문유통원이 한국언론재단과 통폐합되면서 독임제의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신문지원정책을 사실상 쥐락펴락하게 된 것이다. 언론진흥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특수공익법인으로 정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어 언론진흥이 아니라 언론통제기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는 친MB 인사들로 언론진흥재단의 고위직이 채워지면서 현실로 드러났다. 2009년 2월 신문발전기금을 통합한 언론진흥기금은 지역신문발전기금까지도 포함했음에도 답보 상태를 못 면하고 있다.

    <표> 연도별 신문발전기금(지출액기준)

    (단위 : 백만원)
    구분 2008년 2009년 2010년
    신문발전기금 26,015 21,418 32,809
    ※ 신문발전기금에는 지역신문 발전기금 포함
    다. 편집·제작권의 독립 문제
    1) 방송

    방송이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4년이었다. 이명박 정권은 집권과 함께 곧바로 YTN 사장을 선거 당시 언론특보였던 구본홍으로 교체했다. 또 공영방송 KBS도 언론특보 출신 낙하산 사장을 앉히기 위해 이사회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장악했고, 임기가 남은 KBS 정연주 사장을 축출하기 위해 감사원과 검찰, 국세청, 경찰 등 공권력을 동원해 KBS에 압박을 가했다.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싸운 언론인들에 대해서는 파면과 해고 감봉 등 대규모 중징계를 통해 내부 종사자들을 위협했다. 또 MBC는 PD수첩을 촛불 시위의 배후로 지목하면서 제작진들에 대한 검찰의 체포와 구금, 압수수색 등 프로그램에 대한 정권차원의 겁박이 이어졌다. KBS에는 청부사장 이병순과 대통령 언론특보 출신 낙하산 김인규 사장이 들어서면서 정치권력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프로그램은 폐지되거나 프로그램의 명칭을 바꿨다. 특히 수준 높은 탐사프로그램이었던 ‘KBS 스페셜 쌈’이 폐지됐고, 데일리 시사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던 ‘시사 투나잇’도 폐지됐다.
    추적 60분과 PD수첩은 KBS와 MBC의 성역 없는 취재를 통해 PD저널리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지만 지난 3년 내내 수많은 내외부의 탄압을 받아야 했다. 추적 60분은 ‘고 노무현 대통령 조롱 조현오 막말 동영상 불방, 4대강 편, 천안함 편이 불방되었고, PD수첩은 4대강 편과 대통령 무릎기도 편, 남북경협 편이 불방되었다. 추적 60분은 조직개편을 통해 게이트키핑을 강화한다는 명분 아래 제작본부에서 보도본부 산하 시사제작국으로 이전되면서 조직적인 검열체계가 구축됐다. PD수첩은 기존의 제작본부에서 시사교양국만 떼어내 편성본부로 이동시켜 사장과 경영진에 대한 통제가 강화됐다. 게다가 2011년 초에는 PD수첩의 앵커시스템을 폐지하고 간판 PD였던 최승호를 비롯해 11명 중 6명을 타 부서로 전출했다.

    일방적인 4대강 홍보와 G20 홍보는 5공 시절 관제 홍보방송이라고 지칭하기 충분할 만큼 쏟아냈고, 6.27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동안 핵심 쟁점이자 이슈였던 무상급식과 4대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파문 등은 제대로 방송되거나 보도되지 않았다.

    낙하산 사장 저지투쟁과 미디어법 투쟁 등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싸워온 YTN 노종면, 우장균, 현덕수, 조승호, 권석재, 정유신 KBS 양승동, 김현석, 성재호, MBC 이근행, 오행운, 정대균 언론인들을 해고시켰다. KBS와 MBC에서는 비판적 구성원들과 제작자율성 훼손에 반발하는 제작진들에 대해서는 보복인사를 통해 지방 발령과 비제작 부서로의 배치, 추상같은 징계로 구성원들을 위협했다. KBS는 이강택, 최용수, 김용진, 김영한, 국은주 등 수십 명의 비판적 제작진들을 지역으로 강제발령을 냈고, MBC도 KBS에 뒤질세라 PD수첩 이우환, 한학수를 제작 외 부서로 솎아내기 축출을 시도했다.
    KBS 심야토론과 MBC 100분 토론, 라디오 시사토론 프로그램 등에서도 정권 비판적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정관용, 손석희, 신경민 등 진행자를 대대적으로 물갈이했다. KBS와 MBC 두 곳 모두 차례대로 연예 오락 프로그램 출연자와 외부 MC들까지도 정권에 비판적이거나 소셜테이너라 일컬어지는 사회적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대거 축출해 블랙리스트 공방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 내내 프로그램에 대한 간섭과 침해, 관제 성격의 프로그램 제작 지시와 편성, 비판적 프로그램 불방, 시사보도 프로그램 폐지, 사회적 발언 MC 방송 하차 등 방송제작 실무자들은 각종 통제와 압력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집권 후기에 들어가면서 정치권력의 직접적, 강제적 통제가 아니더라도 정권에서 지명한 낙하산 사장과 경영진들은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률, 적절성 등의 이유로 아이템 기획에서부터 감시와 통제적 검열이 일상화돼 제작진들의 숨통을 쥐어짜고 있다. 또 방송제작 과정에서 정권 비판적 프로그램 제작을 시도하거나 할 개연성이 높은 제작 실무자들은 어느 때라도 축출성 인사발령을 통해 제작을 중지시키고 있고, 각 방송사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은 회사 간부들의 데스킹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들의 양심에 따라 제작되고 편성되는 자율적 방송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에 따른 사장 선임과 지배구조 개선, 공영방송의 안정적인 재원구조 마련 등이 중요한 사안이다. 또한, 내외부로부터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제작 실무자에 대한 내적 자유와 제작 자율성을 철저하게 보장해야 한다. 제작 자율성은 무엇보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자본으로부터의 제도적인 독립이 우선되어야 확보될 수 있다고 판단되지만, 제작자들이 자유롭게 취재·보도하고 제작할 수 있는 내부적 장치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장치들이 민주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난 4년의 ‘왜곡, 편파, 불공정, 아이템 누락, 의제설정 포기 등’과 이에 따른 시청자들의 피해는 정권의 부침에 따라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내부적으로 제작 종사자들의 제작 자율성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구는 노동조합이다. 제작자들이 간부로부터의 부당한 지시와 압력, 인사배치에 저항할 수 있는 보호장치로서의 노동조합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2) 신문

    방송법(제4조)과 신문진흥법(제4조)은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 또한 편집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간인 ‘방송사의 공정방송위원회’는 단체협약에 따라 설치되어 있지만, ‘신문사의 공정보도위원회’는 몇몇 독립신문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신문사는 사주(社主)에 의한 사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몇몇 소수 신문을 제외하면, 편집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

    Ⅳ. 개선방향: 정책과제

    1. 공영방송 재편

    공영방송 내에는 이사회와 시청자위원회가 공영방송에 대한 감시와 지원을 위한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사회는 공영방송의 경영 안정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는 기관으로, 시청자위원회는 시청자 주권성을 매개로 방송영역에서 시청자의 참여 폭을 넓히고 사회적 약자 등 시청자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증진하는 기구로 기능하여야 한다.

    가.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 제도의 개선

    정치적 영향력과 ‘낙하산’ 논란을 근절하기 위하여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한다. 현행 방송법에서는 공영방송 이사회의 구성과 이사 선임에 있어서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구가 방통위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공영방송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언론의 독립을 지키는 보루로써 이사 선임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이사추천위원회를 도입하고 국회동의절차를 거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공영방송 이사의 자격조건에 관한 조항도 명확히 하여 지역 대표성을 지닌 인물을 포함하도록 하고 일부 임원을 상임화해야 한다. 또한, 다수의 여당 추천 인사들의 독단을 막기 위하여 표결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한편 공영방송 사장에 대해서도 정치적 영향력과 ‘낙하산’ 논란을 근절하기 위하여 사장추천위원회를 도입하고 국회 청문회와 동의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나. 방송주권의 확립을 위한 국민의 통제 강화

    시청자위원을 국회 등 해당 방송사와 독립된 기구에서 임명하고 그 구성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또한, 시청자위원장의 상임화 및 사무국 신설 등을 통해 시청자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의 독립성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2. 언론 다양성의 질적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가. 신·방겸영 금지로의 환원

    신문과 방송의 겸영 및 교차소유는 여론 독과점과 함께 여론 왜곡을 통한 민주주의 발전에도 악영향을 주는 방송법과 신문법 개정을 통해 다시 금지되어야 하며, 관련 법 개정 이후 조·중·동 종편사업자들도 최소한의 유예기간을 거쳐 신문과 방송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나. 공적 재원을 활용한 편집·제작권의 독립 제도화 및 자율성 확대

    현업 기자·PD의 프로그램 제작 자율성 뿐 아니라, ‘편성권·편집권에 대한 참여’와 ‘인사권에 대한 견제’도 함께 보장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경영진·간부의 편집권·인사권과 현업 기자·PD 간의 ‘역학관계의 균형성’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방송법상 편성규약과 편성위원회를 실질화하는 한편, 방송·신문의 편집위원회에 노동조합 대표자의 의견 진술권 또는 거부권 보장, 공정방송(보도)위원회의 의무화와 내용 공개, 보도·편집국장에 대한 임명동의제·중간평가제·추천제 및 소유주·경영주에 대한 상향평가제도의 도입 등을 관련 법률 및 기금지급 요건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도 의무화 및 실질적 반론권 보장

    방송법 제6조에서 서민, 노동자, 농민, 장애인, 지역주민, 여성, 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도록 노력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프로그램의 제작건수와 편성비율도 실질적으로 늘리기 위하여 구체적인 소수자 관련 할당제 등 관련 규정을 만든다. 신문에서도 역시 언론기금의 지급조건으로써 이러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의무화해야 한다.

    3. 언론의 다양성 보장을 위한 재정적 기반 확보

    가.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주권성을 강화하는 수신료 체계의 정비

    수신료는 안정적 재원을 공급함으로써 공영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국민에 의한 통제를 정당화하는 가장 중심적인 수단이다. 따라서, (가칭)‘수신료위원회’ 등 독립적 기구를 신설하여 금액 결정, 징수업무, 관리업무 및 배분업무 등 수신료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공정하게 관리·집행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수신료 인상 논의에는 공영방송 ‘KBS’, ‘EBS’뿐만 아니라 ‘MBC(지역MBC 포함)’에 대한 배분 논의가 포함되어야 한다. 다만, 국민에 의한 통제가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보도의 자율성을 침해해서는 안 되며 경영상의 문제와 조직적 폐쇄성으로부터 비롯된 구성원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의 균형성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한편, 그동안 중앙집권적 경향 아래 외면받아온 지역성 구현을 위해 지역에 지금보다 과감한 수신료 재원을 배분함으로써 지역방송을 활성화해야 한다. 따라서 인구수에 따라 징수되는 수신료를 지역방송의 프로그램 제작능력과 인력수준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인구수와 일치되도록 지역에 예산을 배분하거나 지역별 징수토록 함으로써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한 공적 재원으로 사용해야 한다.

    나. 미디어렙 법 정비

    2008년 11월 27일 헌법재판소가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 독점판매 부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1980년에 ‘방송의 공공성 확보’와 ‘전파수익의 사회 환원’이라는 목적에 따라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설립되어 지상파방송의 모든 방송광고를 의무적으로 위탁하도록 한 결과였다.

    한국방송광고공사와 같은 미디어렙(Media Rep, 방송광고판매대행사)은 방송사의 광고 시간대를 위탁받아 기업에 방송광고를 판매하고 방송사로부터는 그 판매수수료를 받는 대행사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지난 30년간 방송광고 독점판매체제를 유지하면서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방송사의 보도·제작과 광고영업의 분리를 통해 자본으로부터 방송의 공공성을 보장하고 중소방송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방송의 지역성과 여론의 다양성을 지켜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2월 오랜 진통 끝에 미디어렙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 법은 ▲종편의 미디어렙 적용을 승인일로부터 3년간 유예(2014년 3월~5월까지) ▲특정 방송사의 미디어렙 지분 중 40%까지 허용 ▲공영 미디어렙에 MBC 포함 ▲이종매체 간 크로스미디어 판매(신문·방송의 교차판매) 불허 ▲지주회사의 미디어렙 출자금지 ▲중소방송에 대해 과거 5년 평균 연계판매율 이상 지원 ▲전파료 배분절차의 대통령령 규정으로 지역방송 보호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편성채널에 직접영업을 허용하는 특혜가 부여했다는 점에서 이 법은 조속한 재정비가 필요하다.

    다. 언론균형발전을 위한 통합기금의 신설

    중소신문, 대안미디어 등 보도기능을 가진 언론사 중 광고취약매체에 대한 공적 지원체계를 갖추기 위해 방송광고, 인터넷포탈광고 등에 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언론균형발전기금(가칭, 이하 언론기금)을 조성해야 한다. 언론기금의 목적은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위협받고 홀대받고 있는 중소신문, 지역신문, 대안미디어의 보도기능을 보호함으로써 언론의 다양성 확보와 이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데 있다. 또한, 언론기금 지원을 통하여 공정보도위원회 설치, 편집국장 임명동의제, 사장 중간평가제와 같은 보도·편집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중소신문과 대안미디어의 언론 자유를 제도화해 보호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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